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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永遠衝動]

아이즈는 아노(あの)가 프론트를 맡고 있는 밴드다. ‘영원충동’은 본 EP의 제목이자 2번 트랙의 제목이다. 곡의 첫 가사는 ‘특별해지고 싶어서 드러낸 마조히즘’이다. 이 리뷰의 제목은 이 가사의 일부를 가져와 바꾼 것이다. 앨범 전체적으로 아마추어리즘의 색이 짙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제목 ‘영원충동’ 또한 ‘초기충동’의 변형이다. ‘초기충동’은 아마추어리즘과 펑크의 영향을 받은 용어다. 곡과 앨범의 콘셉트는 아노의 이미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데뷔부터 비주얼과 멘헤라 콘셉트로 인기를 얻었다. 2020년 솔로 데뷔한 직후 발매한 싱글들 또한 같은 콘셉트다. 아노와 아이즈 모두 2021년부터는 팝이나 인디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려졌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반갑다. ‘초기’의 음악 스타일을 가져왔다. 그리고 ‘초기충동’이 아닌 ‘영원충동’이라고 명하고 있다.
 
본 EP의 막을 여는 트랙 Don’t@me의 도입부부터 앞서 이야기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짧은 일렉기타 솔로 이후 드럼과 베이스가 동시에 합류하며 사운드를 풍성하게(혹은 시끄럽게) 만드는데, 이 펑크함과 얼터너티브함이 블루한 커버 이미지와 가사를 만나서 너바나의 너무나도 유명한 오프너 Smells Like Teen Spirit을 연상시킨다. 단순한 리프와 박자, 그리고 연약한 보컬과 살짝 유치할 수 있는 가사도 특징이겠으나, 아노의 지휘 아래에 이들이 코러스에서 한데 모이고 부딪쳐 노이지한 록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순간만이 이 곡의 존재의의일 것이다.
하이햇의 소리를 빠르게 4번 불러내며 리미트 없이 전력질주하는 하드코어 펑크 넘버 永遠衝動(영원충동)은 충동이 불러일으킨 충돌에 의해 합리적인 인간 이성이라는 모더니티의 근간을 파괴하고 해체시킨다. 아노가 처음 입을 뗀 순간 발설하는 特別になりたくてしたマゾヒズ’(특별해지고 싶어서 드러낸 마조히즘)에서는 특별한 개인을 유지하는 부담감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자기로부터 도피하는 마조히즘적 아이덴티티를 긍정함과 동시에 드러내는 것을 통해 역설적으로, 특별한 개인으로서 존재하려 한다. 자신의 얼굴과 육체가 모두 무너져내린다해도(顔も肉体もすべて崩して) 자신은 여전히 자신으로서 존재하고, 모두 변해 알아볼 없게 되어도 자신은 여전히 자신으로서 존재한다(大人になって失った衝動なんて一つもないの / 初期衝動なんかじゃない永遠衝動).
후반부 트랙에는 푸른 색깔 팝을 가미시키는데, 銀杏BOYZ(긴난보이즈)가 연상되기도 한. 青虫(애벌레) 花瓶(악의 꽃병)에서는 멜로디 라인이 밝아지면서 아노의 보컬이 보다 앞으로 나오는데, 연약하면서도 파워풀한 모습은 유지하지만 목소리를 뒤집어 까던 반항심은 속으로 숨긴다. 앞선 곡들보다 훨씬 포멀하지만, 불안하거나 자극적인 가사들에 공감해 마음에 지도 모르겠다.
 
참을 없이 흔들린다. 방향을 잃어버려서가 아니다. 내달리면서 내뱉는 숨이 가쁠 뿐이다.
 
★★★☆
추천 트랙: Don’t@me, 永遠衝動(영원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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