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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7Z UP [7+UP]

엠넷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을 것이다. 퀸덤 퍼즐 또한 그중 하나인 듯하다. 여러 논란들은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빼앗아갔으며, 상대적으로 소수의 시청자층에게도 유의미한 반응을 얻어냈다고 보기에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와는 무관하게,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는 이것 또한 하나의 기회이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다 하게 된다.

EL7Z UP(엘즈업)은 엠넷의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퀸덤 퍼즐 최종 데뷔 그룹이다. 멤버는 신인들이 아닌 기존 데뷔한 걸그룹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다. Kei(러블리즈), 나나(우아), 여름(우주소녀), 연희(로켓펀치), 유키(퍼플키스), 예은(舊 CLC), 휘서(하이키)까지 총 7명이다.

본작은 EL7Z UP의 데뷔 EP다. 프로듀싱에는 라이언 전, KZ 같은 익숙한 이름들부터, JYP에서 프로듀싱을 맡았던 Tommy Park, Melange 등의 이름들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실력 있다 평가받는 프로듀서들에게 곡을 의뢰한 듯한 모양새다.

제목에서 The Weeknd의 히트곡을 강하게 연상시키는 Die for You는 선입견을 걷어내고 들으면, 보컬 라인과 베이스 라인이 꽤 잘 어울리는 트랙이다. 정박 드럼 위에 재치 있는 신스와 펑키한 베이스 라인을 얹고 마지막으로 'die for you'를 눌러준다. 아이돌 곡인 만큼 보컬이 전면으로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Kei, 예은, 휘서의 감정표현이 귀에 들어온다. Kei는 맑고 진한 표현이 순수하고도 (나쁘지 않은 의미로) 신파적이고, 예은은 톤을 활용해 불안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벌스를 잘 이끌어나가며, 휘서는 살짝 부담스러울 수는 있으나 말맛을 살리며 감정을 전달한다.
타이틀곡 CHEEKY는 베이스 텍스쳐가 인상적이다. 벌스의 베이스는 후경의 사운드들을 뭉개버려 보컬을 강조한다. 강조된 랩 보컬이 특별한 위력을 갖진 않지만, 운용 방법론보다는 사운드 자체로 매력적이다. 2절 벌스 도입부에는 보로딘의 명곡 폴로베츠인의 춤(Polovtsian Dances)을 샘플링해 낮고 세게 뱉는 랩의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Undercover는 팬과의 관계를 독특한 컨셉트로 풀어내려 하는데, 단어 선택이 너무 과하게 느껴져서 설득력을 잃어버린다. 이와는 별개로 훅 메이킹도 재미있고, 브릿지의 사이렌 이펙트도 분위기를 괜찮게 고조시킨다.
Hideaway는 플루트 사용이 인상적이고, Cloud 9은 가볍고 산뜻하게 매듭을 짓는다.

비주얼, 보컬, 랩, 댄스 등의 고전적인 포지션을 염두에 두고 결정된 구성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보컬 퍼포먼스만을 확인했을 때는 아쉬운 점이 더 많게 느껴진다. 특히 대부분의 아이돌 음악이 그렇듯 본작 또한 보컬을 앞으로 내세우고 있어 그 우열이 더 돋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운드 측면에서 인상적인 부분들이 분명 존재한다. 너무 가볍진 않지만, 가볍게 들으면 경쾌하다.

★★★
추천 트랙: Die for You, CHEE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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