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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Layover]

발매된 지도 어느덧 3주 가량이 지났다. 나오기 전부터 이 앨범을 주목하고 있었고, 지금도 나름 만족하면서 듣고 있다. 이제 와서야 글을 써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창 밖에 비가 내리고 있어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앨범에 주목을 둔 건 여러 이유가 있다. BTS 멤버들이 입대 전 그룹 활동을 잠시 멈추고 발매하는 개인 작업물이라는 점이 그렇다. 드라마 '그해 우리는'에 삽입됐던 Christmas Tree를 좋아했다는 이유도 있다. 민희진이 프로듀싱에 참여했다는 뉴스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심야, 마스타 우, FRNK, freekind.가 참여한 것도 궁금증을 더했다. 앨범 커버가 마음에 든 것도 있다. 여러 가지의 것들이 기대를 부풀렸다.
 
고백하건데, 선공개 2곡 Rainy Days와 Love Me Again의 첫인상이 매우 좋았던 건 아니었다. 아, Rainy Days는 좋았다. 도입부부터 시작하는 재지한 신스 뒤로 빗소리, 앞으로 스마트폰 효과음이 들려오며 만들어내는 무드, 뷔의 보컬 톤과 과거의 기억들을 끌어올리는 가사들 다 좋았다.
Blue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블루한 기타 위로 반복되는 'On and on and on'은 Rainy Days에서 만들었던 분위기를 보다 깊은 곳으로 침잠시킨다. 우울함을 계속 내뱉는 듯하다. 아, 우울함보다는 다른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소외감이나 사랑에 대한 갈구 같은. 충분히 깊어보여도 Black이 아닌 Blue라고 반복하는 건 아직 관계가 단절되지 않았다는 표현처럼 들리기도 한다.
Love Me Again을 통해서 다시 뭍으로 올라온다. 가사에서 별이 쏟아지듯 등장하는 쉼표와 물음표는 곡의 템포를 빠르게 하고 답변을 지연시킨다. 전반적인 보컬 퍼포먼스도 좋긴 하지만, 왠지 영어 가사가 보컬과 잘 붙지 않는 것 같다. 앞에서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고 한 건 이 이유가 하나, 본인의 첫 솔로 작업물 작사에조차 참여하지 않은 게 하나다. 개인이 느낀 감상을 듣고 싶었는데에 대한 아쉬움이고, 해당 곡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다. EP의 형태로 발매되고 시간이 충분히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더 이상 아쉬움도 남아 있지 않다.
타이틀 Slow Dancing은 V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R&B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Maybe we'로 시작하는 재지한 코러스, 보컬이 아웃되고 등장하는 플룻이 무거운 마음을 녹인다. 재즈 피아노와 함께한 버전도 좋다.
마지막 곡으로 볼 수 있는 For Us는 마치 푹신한 소파나 침대에 몸을 파묻는 듯할 정도로 코지한 사운드가 매력이다. 피치를 조절한 보컬이나 만나지 못하는 마음을 그리고 있지만, 안타까움은 그리 맴돌지 않고 화자를 벗어난다.
 
낮은 목소리로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톤, 자신이 좋아하는 분위기를 구현해내는 프로듀싱. 좋은 팀에서 나온 좋은 결과물.
 
★★★☆
추천 트랙: Rainy Days, Blue, Slow Danc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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