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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즈로서, 자다 깨서 글 읽다가 요즘말로 긁혔고, 리뷰에 대해 비판할 구석도 있다고 생각해서 글 작성합니다. 전반적인 음악의 팬이긴 하지만, 뉴진스 팬의 입장에서 작성한 점은 감안해주세요.

들어가기에 앞서, IZM의 평론은 어떤 평론가가 작성했는지 중요하다는 점을 먼저 알고 계셔야 한다는 걸 언급합니다.

해당 리뷰를 비판하려 하는 부분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해당 리뷰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IZM은 별점 비평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 별점에 대한 근거가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사이트 영향력에 비해 글을 읽을 독자 대상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어서 글이 잘못 읽힐 여지가 있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해당 리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보입니다.

별점 비평에 대한 근거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별점 비평 방식은 비평 대상에 대한 평가를 수치적 그리고 시각적으로 간결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지만, 비평의 소비자 입장에서 수치화된 별점만을 보고 아무런 맥락적 고려 없이 서열화하기 쉽다는 단점을 동시에 지닙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평론가의 생각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데, vs 놀이판을 펼치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비평문은 어떤 대상을 어떠한 근거로 평가하고, 해당 글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들을 끌어내는 걸 목표로 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먼저 이니시를 열어두고 다른 사람들이 어그로에 끌려서 떠들 걸 기대한다는 이야기죠. 이게 성립하려면 독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비평이 독자의 눈에 잘 들어오게 하려면 별점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아무리 글을 미려하게 작성하고, 논리적으로 정합하게 썼다고 한들, 아무도 읽지 않으면 그 비평은 죽은 비평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별점 비평을 싫어하지만 비평에 항상 별을 매기고 있기도 합니다. 싫어하는 이유는 위에서 말했듯 점수 하나만 보고 서열화를 시켜버리기 때문입니다. 이건 한대음의 예시를 들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종합 분야와 장르 분야에서 시상을 하고 있습니다. 장르 분야가 각 음악 장르 별 시상을 한다면, 종합 분야는 장르 구분 없이 시상을 합니다. 문제는 선정위원들의 분포가 장르에 따라 치우쳐져 있다는 점에서 시작합니다. K-Pop 분야 선정위원은 많은데, 메탈&하드코어 분야 선정위원은 적으면, 올해의 음반 선정에 있어서 메탈&하드코어 분야보다 k-Pop 분야가 더 많이 고려되지 않을까요? 250의 <뽕>은 한대음 20년만에 처음으로 올해의 음반을 수상한 일렉트로닉 분야 앨범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렉트로닉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급한 장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찌됐건, 가장 음악성을 보는 시상식에서조차 대중성이 고려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평가라는 것 자체가 대중적인 속성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혼자서 엄청 좋다 나쁘다 떠들어봤자, 다른 사람들이 안 들으면 그런 이야기를 했는 줄도 모릅니다. 다 같이 좋다고 하면 그게 좋은 거고, 다 같이 싫다고 하면 그게 싫은 겁니다.)
별점을 모든 비평의 맥락을 무너뜨림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게 낫다고 결론을 내렸다면, 별점에 대한 근거를 최대한 자세히 기술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런 점은 좋아서 +1점, 이런 이런 점은 별로여서 -1점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근데 그러면 글도 재수없고, 애초에 평가할 때 그렇게 하지도 않습니다(아마도..?). 그렇다면 못해도 어디가 어때서 좋았고, 어디가 어때서 나빴고는 서술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그래서 내가 이러한 별점을 매겼다 까지 기술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생각에서 한성현 리뷰어의 <Golden> 리뷰를 비판합니다. 해당 리뷰어는 이 앨범의 추천곡으로 ‘Seven (Feat. Latto) (Explicit ver.)’와 ‘Yes or no’를 선정했는데, 본문에는 여기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없습니다. Seven은 그나마 싱글 리뷰라도 있지(심지어 이것도 이승원 리뷰어가 작성했습니다), Yes or no는 왜 추천하는 걸까요? 추천곡 할당제라도 있는 걸까요? 더 궁금한 건, Seven의 Explicit ver.는 추천하면서 Clean ver.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반적인 앨범의 별점은 왜 별 2/5일까요? 본문을 통해서 노래는 어느 정도 괜찮은데 지향점이 맘에 안 들어서 삭감했겠다 정도는 알 수 있지만, 아니지, 클린 버전 제외 총 트랙 10개에서 추천곡이 2개니까 노래도 별로 맘에 안 든 것 같아요. 그러면 산술적으로 별 1/5개를 줘야되는 거 아닐까요? 아니면 별 5개에서 시작해서 비판을 하나씩 하면서 점수를 깎아냈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게 가장 합리적인 것 같아요. 물론 그러면 싫은 말만 써놓은 글을 세상에 내놓는 셈이 되겠고, 싫은 소리 늘어놓은 글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진 않겠죠. 이게 제가 해당 글을 비판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음악 비평문은 도대체 누가 읽는 걸까요? (일단 제 티스토리 블로그 조회수는 정말 처참합니다.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면 좀 나을 것 같다고 생각은 하는데…)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와서 보겠죠. 옛날처럼 음반을 사서 들어야 했다면, 영화 티켓을 돈 주고 사는 것처럼, 비평을 먼저 찾아보기 쉽지만 이제는 다 스트리밍으로 들으니 궁금하면 플레이하면 되는데. 많이 매니악한 문화가 됐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뷰를 찾아 보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은 이런 사람들이 글을 읽을 겁니다. IZM은 어찌됐건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대중음악비평웹진이니, 더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일단 해당 리뷰에는 사운드 트랙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습니다. 화성학 이야기 없구요, 사운드 소스들(무슨 드럼을 썼니, 스트링이 어떻니 하는 등의) 이야기 없습니다. 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있으면 글의 허들이 순식간에 높아집니다. 대신 이 자리들을 여러 텍스트와 레퍼런스들로 치환하고 있습니다. 뽕끼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저스틴 팀버레이크부터 시작해 다양한 가수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 가수들을 한 명이라도 모른다면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악보나 코드 진행 써 놓는 것보단 나으니깐요. 이러한 부분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작성했다는 점이 느껴집니다.
제가 비판하고자 하는 부분은 한 문장입니다. “디스코그래피에 로살리아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르세라핌, 핑크팬서리스의 캐릭터 취향까지 그대로 가져온 뉴진스의 고민 없는 직수입 관습이 더욱 심화 적용되고 있다.“ 르세라핌은 로살리아의, 뉴진스는 핑크팬서리스의 (전문용어로) 파쿠리라고 하는 지점입니다. 일단 해당 문장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 문장은 너무 오해를 사기 쉽습니다. 르세라핌의 모든 곡이 로살리아를 레퍼런스로 삼고 있는 것도 아니고, 뉴진스 또한 그렇습니다. 르세라핌의 ANTIFRAGILE이 특히 해당 비판을 많이 받았던 걸로 기억하지만, 당장 최근 앨범의 수록곡인 ‘이프푸‘만 보더라도 로살리아와는 전혀 관계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꼬리표라는 말을 쓴 거겠죠. 뉴진스가 핑크팬서리스의 캐릭터 취향을 직수입했나요? 이러한 해석은 저는 반대합니다. 일단 뉴진스와 핑크팬서리스를 같이 언급할 만한 곡은 New Jeans, Super Shy 정도라고 생각하고, 이 중에서도 Super Shy는 동의합니다. 근데 New Jeans의 가사와 멤버들의 캐릭터화, 그리고 이를 파워퍼프걸 콜라보레이션으로 표현한 것은 뉴진스의 독자적인 아이덴티티 영역이지, 핑크팬서리스의 직수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전부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New Jeans라는 노래와 파워퍼프걸화 전략은 모두 글로벌 진출이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 그렇게 생각하겠죠?) OMG의 해외 흥행은 노린 부분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부분도 있었다고 봅니다. OMG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른 시기에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직 미국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뉴진스라는 그룹을 다시 알릴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조금 뜬금 없이 미니 2집에 와서 셀프 타이틀 곡에 영어 가사 위주로 곡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룹이 Y2K 컨셉트를 하고 있고, 각 멤버들이 어떤 캐릭터인지 단번에 알려주기 위해서 미국에서 유명했던 애니메이션 파워퍼프걸과 콜라보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한국이서도 필요했죠. 그룹과 노래는 좋아하는데 각 멤버들의 개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호평받는 토끼 앨범 커버도 캐릭터화한 커버로 변경했다고 생각합니다. 제작 의도는 많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팬심으로 하나만 더 커버해보자면, New Jeans와 Super Shy의 음악도 에리카 드 카시에르 같은 해외 아티스트를 고용해서 그들에게 맡긴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어제 핑크팬서리스의 앨범이 나왔고 좋게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K-Pop의 레퍼런스가 있는 모양입니다. 이런 걸 보고 케이팝 꼬리표가 달렸다느니 하는 말은 잘 안 쓰잖아요? 직수입이라는 표현은, 굉장히 사대주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팝 가수들 끼리도 서로 레퍼런스를 많이 하고 비평적으로 안 좋은 말 듣지만, 왜 우리나라에서 하면 같은 급으로 보지 않고 더 낮게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해당 비평이 앨범 <Golden>과 동시에 하이브의 프로듀싱을 비판하면서 생기는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일단 리뷰에서는 Golden=황금만능주의로 치환을 했구요. 앨범의 비판 지점이 하이브 프로듀싱과 결을 같이 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으면서 느낀 건, 정국의 앨범 이야기를 꺼낸 김에 하이브를 까는 구나 였습니다. 목적이 앨범 리뷰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앨범 리뷰에는 앨범 리뷰만 하고, 같이 이야기하더라도 짧게 끝내고, 관련해서 지민의 <Like Crazy> 때처럼 특집으로 글을 하나 따로 쓰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는 해당 리뷰를 보면서 같은 IZM의 소승근 리뷰어가 작성했던 별 4.5개짜리 Cupid 리뷰를 떠올렸습니다. 왜 큐피드는 4.5이고, 정국은 2일까 하면서 말이죠. 참고로 저는 둘 다 2점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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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야기도 좀 덧붙이자면, 해당 앨범의 단점들에 공감합니다. 정국이 이번 앨범을 통해 여러 국내 사람들에게 케이팝 스타를 넘어서 완전 팝스타가 되었다면서 칭찬(?)을 받는데, 이거는 그냥 방향이 달라진 거지 더 우월해진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 지점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특히 좋았습니다. 물론 그렇게까지 공허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국은 이번 앨범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고, 앞으로 활동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팝스타가 되고 싶었는데 팝스타 소리를 들으니 성공한 거 아닐까 싶어요. 싱글컷 된 세븐도 가사는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만듦새는 너무 좋았구요(흔히 돈 바른 티가 난다고 하죠?). 쏟아내는 온갖 리믹스는, 물론 많이 찍는 건 맞는데 다른 팝스타들이 더 심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도 같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뉴진스 데뷔 EP랑 트랙 어텐션 별 짜게 주고선 올해의 트랙이랑 한대음 앨범 후보에 올렸는데, 올해도 겟업에 2.5 준 상태에서 그럴 예정인지 궁금하고, 겟업 평가와 별점은 또 왜 그모양인지도 궁금하지만? 팬심 들어가서 감정이 실리니 여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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