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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TY FIFTY [THE FIFTY]

본작은 FIFTY FIFTY(피프티 피프티)의 데뷔 EP.

FIFTY FIFTY
는 소속사 어트랙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4인조 걸그룹이다.
멤버는 리더와 메인댄서 및 서브래퍼를 맡은 새나, 메인보컬과 리드댄서를 맡은 시오, 리드보컬과 리드래퍼를 맡은 아란, 메인래퍼와 서브보컬을 맡은 키나까지다.

EP Tell Me, Lovin’ Me, Higher, 그리고 Log in까지 총 4개의 트랙으로 구성된다.

각 트랙 소개는 꽤 재미있다.
그룹의 세계관이 각 곡의 테마를 구성하고, 각 테마는 그에 걸맞는 장르로 발전하고 있다.

Tell Me
Higher의 소개에서는 프로듀서진을 강조한다.
각 프로듀서진의 이름은 그 옆에 나열된 협업 가수들보다 인지도가 확연히 떨어진다.
여러 인터뷰나 멤버들의 언급을 봤을 때, 대표인 전홍준(Oscar Chun)과 총괄 프로듀서인 SIAHN이 특히 곡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보인다.

앨범에는 그룹의 세계관이 잘 담겨 있다.
Tell Me
의 소개에서는 호기심과 설렘이 공존하는 모습을, Lovin’ Me의 소개에서는 타인의 기대와 내면의 자아 사이의 혼란이 대립하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른 두 곡도 그렇다.

10~20
대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본인들의 세계관으로 화()했다는 점에서 똑똑함이 엿보인다. K-Pop에서 세계관은 해외 팬 유입을 돕는다는 이유로 종종 사용되고 있지만, 대중성을 저해하는 요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FIFTY FIFTY는 누구나 공감하기 쉬운 이야기로세계관을 가져가면서 단점을 영리하게 피한다.

그룹의 컨셉트가 각 곡의 컨셉트를 만들어냈다면, 곡의 컨셉트는 가사와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Tell Me
의 통통 튀면서 부드러운 시티팝 위에 아란과 키나의 보컬이 얹어져 있다.
아란의 음색과 키나의 랩이 지루함 없이 첫 트랙을 끝까지 이끌어준다.
Lovin’ Me
는 인트로에서부터 천천히 긴장감을 조성하다가 ‘It keeps happening’이라는 가사에 다다르며 긴장을 극대화한다. 내래이션과 싱코페이션을 사용해 곡을 끌고 가는 능력도 탁월하다. 최고조에 다다랐을 때 곡의 메시지인 위로와 공감을 건네며 주어진 임무를 훌륭히 완수한다.
Higher
에서는 네 명의 부드러운 보컬을 멜로딕한 기타 리프가 받쳐주며 청자의 기분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준다. 특히 노래의 문을 여는 아란의 음색과 브릿지에서 코러스로 발돋움하는 시오의 강한 보컬이 돋보인다.
Log in
에서는 앞선 세 곡과는 다르게 일렉트로닉 신스와 드럼이 곡을 이끌며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click, click, log in’이라는 가사의 반복과 키나의 랩 파트는 본 곡의 테마를 완성시킨다. 이렇게 일반적인 걸크러시 컨셉으로 끝나나 싶을 무렵, 아웃트로에서 가장 실험적인 힙합 파트를 등장시키며 불안정한 상태로 곡을 마무리한다.

EP의 완성도는 훌륭하다.
수많은 작곡가가 달라붙었음에도 이음새가 깔끔하다.
랩 파트 또한 완성도가 나쁘지 않다. Higher에서는 키나가 직접 작사도 맡았다. 앞으로의 작사 활동에도 기대를 준다.
신인 그룹이 데뷔를 하면 타 그룹과 차별화되는 강한 무기가 필요한데, 아란의 보컬이 이 역할을 제대로 해 준다.

여러 면에서 동년 7월에 먼저 데뷔한 뉴진스가 떠오른다.
좋은 곡 퀄리티도 그렇고, 프로듀서진이 강조된다는 점도 그렇다.
일부 멤버가 작곡에 참여하기도 했다.
모든 곡에 뮤직비디오가 있다는 점도 그렇다. 시각적인 부분에도 신경 쓰고 있다.
4
곡짜리 EP라는 점, 그 중에서 한 곡(Cookie Log in)이 이질적이라는 점도 유사하다.
팬클럽 이름이 허니즈라는 점도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본작이 발매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후속 싱글인 Cupid가 아무도 생각지 못한 방향에서 크게 성공했다. FIFTY FIFTY의 이 일련의 활동 속에서, 성공의 이유는 예상할 수 없어도 성공의 원인은 좋은 노래에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
추천 트랙: Tell Me, Lovin' Me, Hig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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