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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Jeans [Ditto]

 이 리뷰는 20221219일 발매된 NewJeansDitto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Ditto 음악과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주는 시청각적 이미지를 분석하여 노스탤지어를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포착합니다. 동시에 이미지를 제시하는 방법이 메시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들어가며

아이돌과 팬의 관계는 오랜 시간동안 존재해 왔다. 아이돌은 가장 젊고 아름다울 때 열정을 불태우고, 팬은 그들이 더욱 밝게 타오르도록 서포트하며 서로를 응원해 준다. 팬이 있기에 아이돌이 존재하고, 아이돌이 있기에 팬이 존재한다. 이 독특한 상호보완적인 관계는, 때로는 선한 영향력을 낳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낳기도 한다. 그렇기에 너무나 독특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지 못한 시선을 받기도 하며 상처 속에 성장한다. 함께 걸어온 과거를 떠올리는 것, 열렬히 좋아하는 지금, 앞으로 계속 응원해 나갈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모두 행복한 추억이면서 동시에 슬픈 상처다.

 

Ditto는 아이돌과 팬의 관계, 뉴진스와 버니즈의 관계를 그린다. 이 곡은 겨울이라는 종결의 의미를 가진 계절 속에서 팬들과의 추억을 그려본다. 가사와 사운드, 그리고 뮤직비디오에서 전하는 이야기는 짧지만 잊지 못할 과거가 되기도 하고, 첫 봄을 함께 맞이할 두근거리는 미래가 되기도 한다.

이 리뷰는 Ditto가 이야기하는 아이돌과 팬의 관계, 그리고 노스탤지어를 통한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확인한다. 가사, 사운드, 뮤직비디오 순서로 서술하며 어떤 방식으로 노스탤지어를 자아내고 있는지 분석한다.

 

가사

가사에서 화자는 오랜 시간 간직해 왔던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아침은 너무 멀어’, ‘훌쩍 커버렸어 함께한 기억처럼’, ‘어느새 여름 지나 가을 기다렸지 all this time’, ‘내 길었던 하루’, ‘항상 닿아있던 처음 느낌 그대로 난 기다렸지 all this time’ 등 다양한 시간의 변화를 반복적으로 제시한다. 이는 화자와 함께한 시간, 그리고 화자가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해온 시간이 꽤 길었음을 강조한다. 화자는 이런 자신의 고백에 ‘Ditto’라고 대답해주길 바란다.

 

가사에서 고백하는 대상은 특별히 나타나지 않지만, 이 곡이 자신들의 팬인 버니즈를 위한 곡이라고 소개한다는 점에서 아이돌과 팬의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뉴진스가 Ditto를 발매한 시점에 데뷔한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가사의 화자가 일반적인 인물에서 뉴진스라는 그룹으로 붕괴되는 과정에서 단순히 나의 사랑에 긍정해달라는 바람은 우리가 변함 없이 버니즈를 사랑할 테니, 버니즈 또한 오랜 기간동안 우리를 사랑해달라는 바람으로 변화한다.

 

앞서 가사에서는 과거의 좋았던 추억들을 돌이켜보며 현재의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노스탤직하다. 그러나 화자가 뉴진스로 변하게 되면 미래의 시점에서 이를 돌이켜보는 일이 된다. 현재에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조금 먼 나중에 쌓아올린 추억들을 회상하는 이미지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과거를 향한 막연한 노스탤지어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미래의 일을 향한 노스탤지어로 변한다.

 

Ditto의 작사에 조휴일과 우효가 참여한 것도 효과적이다. 둘은 미국과 영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덕분에 이들의 작품 활동 전반에는 이러한 둘의 배경이 음악 장르(펑크와 신스 팝 등)에 잘 녹아들어있다. 이들의 노래는 신나고 따뜻하지만, 동시에 어딘가 모르게 그리움과 외로움이 느껴진다. Ditto의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가사 속에서 노스탤지어가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운드

이 곡은 볼티모어 클럽 댄스 뮤직(Bmore club)이라는 일종의 저지 클럽 장르를 채택하고 있다. Bmore 클럽은 BPM130 정도에 8/4 박자이며, 특유의 드럼 킥 패턴이 등장한다. DittoBPM134인데, 여기에 굉장히 빠른 타악기와 박수 샘플이 등장해서 보다 빠르다는 느낌이 든다. 누구나 적당히 빠르게 춤추기에 좋다. 작곡가인 250이 여러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빌리자면, 슬픔을 댄스로 승화시키기 좋다.

 

악기 구성은 굉장히 미니멀하다. 기본적으로 choir pad와 드럼 정도만 사용해 곡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 구간에 보컬 샘플이나 박수 샘플을 더하고 있다. 덕분에 사운드가 굉장히 비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빈 공간은 자연스럽게 보컬과 사운드 소스들을 강조하여 이들에게 힘을 싣는다.

 

겨울 감성을 위해 choir pad의 사용하고 있다. 겨울은 밤이 길고 춥다. 이러한 계절적 특성은 크리스마스와 일루미네이션, , 따뜻함 등을 대표적인 이미지로 만들었다. Choir pad나 앨범 커버의 빨간 토끼 모두 겨울하면 쉽게 연상되는 이러한 이미지를 채용하여 청자들의 공감을 유도한다.

 

F# 마이너 스케일을 사용하여 약간 어두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 또한, 빠른 힙합 댄스 비트 위에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컨템포러리 R&B 보컬을 얹어 대조시킴으로써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한다. 특히 노래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혜인의 몽환적인 허밍은 청자를 따뜻한 ‘Ditto’의 세계로 이끌고 내보내는 길안내 역할을 수행한다. 전체적으로 멜로디의 높낮이 변화가 크지 않으며, 고음은 대부분 가성으로 처리하고 있다. 계단식으로 내려오는 진행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진행 또한 곡의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가라앉히면서 따뜻함을 전달한다.

 

악기와 보컬, 비트와 화성, 진행과 구성의 대비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서 따뜻하고 아늑한 겨울의 느낌을 유니크하게 느껴지도록 전달한다. 허밍이나 패드를 사용한 울리는 음들은 몽환적인 기분을 유도하여 청자를 몰입시키는데, 이러한 면이 노스탤지어를 강화하기도 한다. 장르적으로는 컨템포러리 R&BBmore 클럽 모두 90년대 태동하면서 유행했던 것들이라, 이러한 부분에서도 노스탤지어를 느끼게 한다.

 

뮤직비디오

뮤직비디오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아이돌과 팬의 관계를 보여준다. 주인공인 반희수가 학창 시절 촬영했던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오랜만에 꺼내 본다는 내용으로, 현재-과거-현재의 액자식 구성을 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side Aside B로 나뉘어 있는데, A는 이야기의 기승, B는 이야기의 전결을 담고 있다.

 

반희수는 뉴진스 멤버들과 함께 지내며 캠코더를 통해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뉴진스가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 드러나면서 반전된다. 반희수는 늘 자신의 곁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순간 사라져버리는 뉴진스에게서 의도적으로 벗어나 남학생 김팔복에게 관심을 옮기게 된다. 사실은 그녀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봐라봐 주는 사람이 생김과 동시에 슬프지만, 뉴진스로부터 결별한다. 캠코더를 깨고, 혼자 우산을 쓰고 가며, 일부러 민지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그녀가 꺼내서 튼 비디오테이프에서는 놀랍게도 뉴진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비디오에서 민지가 , 여기 진짜 오랜만이다라는 말을 하자,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시선을 돌린다. 방문이 열리며 촬영을 하는 과거의 반희수와 함께 뉴진스 멤버들이 들어오고,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마무리한다.

 

뮤직비디오는 뉴진스를 아예 과거로 보내버리는 방법을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노스탤지어를 불러 일으킨다. 캠코더로 촬영한 여러 개의 단편적인 영상의 콜라주를 통해 뉴진스와의 추억을 보여주기도 하고, 초현실적인 뉴진스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지점이 되면 뉴진스가 실제로 없었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지는데, 반희수가 오랜만에 비디오테이프를 트는 행위를 통해 과거를 제대로 마주하면서 뉴진스의 애매모호한 존재성은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뉴진스는 뮤직비디오 내내 반희수가 보고 있을 때에만 존재하는 것처럼 나타난다. 아이돌이 팬이 없으면 존재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반희수는 다른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 자신의 의지로 뉴진스와 결별한 것에 대한 상처와 트라우마에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이를 극복한다. 함께 했던 추억은 분명 존재하고, 이를 받아들이면 마치 지금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처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며 카타르시스를 이끌어 낸다.

 

사람은 70~80%의 정보를 시각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시각적 이미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돌고래유괴단과 신우석 감독은 이렇게 영상 매체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서 노스탤지어를 불러 일으키고, 이를 통해 아이돌과 팬의 관계, 그리고 위로의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뉴진스 멤버들을 포함해 다수의 사람들이 노스탤지어와 슬픔을 느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치며

아이돌과 팬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는 관계다. 아이돌은 친근한 친구가 되기도 하고, 닮고 싶은 우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때로는 이런 마음이 커져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좋지 않은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이러한 관계를 미래의 시점에서, 혹은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방법으로 건전한 관계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Ditto는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스탤지어를 불러 일으킨다. 가사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미래의 일을 향한 노스탤지어를 그리고 있으며, 사운드는 몽환적이고 따뜻하며, 90년대 장르들을 현대식으로 재현하여 노스탤지어를 보다 선명하게 그려준다. 뮤직비디오에서는 가사의 주인공을 뉴진스로 만들되, 이들을 과거로 보내는 방식으로 노스탤지어를 불러 일으킨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이 느껴진다.

 

아름다운 과거만이 추억으로 남는다.

훗날 버니즈들의 추억 속에는 뉴진스의 멤버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 있기를,

부르면 달려 오는 ‘강고양이씨가 남아 있기를 바란다.

 

함께보기

[동영상] NewJeans (뉴진스) 'Ditto' Official MV (side A), https://www.youtube.com/watch?v=pSUydWEqKwE 

NewJeans (뉴진스) 'Ditto' Official MV (side A)

[동영상] NewJeans (뉴진스) 'Ditto' MV Reaction, https://www.youtube.com/watch?v=wtnGGyCIk64 

NewJeans (뉴진스) 'Ditto' MV Reaction

[동영상] The Black Skirts (검정치마) - Teen Troubles In Dirty Jersey - [SHORT FILM]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bp5DNQ1yfss 

The Black Skirts (검정치마) - Teen Troubles In Dirty Jersey - [SHORT FILM] 2022

[노래] OOHYO (우효) - Vineyard (빈야드), https://www.youtube.com/watch?v=ztKqa7jkN4s 

OOHYO (우효) - Vineyard (빈야드)

[글] 뉴진스 'Ditto' MV 제작 신우석 감독 인터뷰 (1부), https://www.melon.com/musicstory/detail.htm?mstorySeq=13341 

 

뉴진스 'Ditto' MV 제작 신우석 감독 인터뷰 (1부)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www.melon.com

[글] 250(이오공), https://hiphople.com/music_feature/23066176

 

250(이오공) - 피처 - 힙합엘이 | HIPHOPLE.com

힙합, 알앤비 플랫폼 & 커뮤니티

hiphople.com

[글/논문] 이하림.(2020).생경한 그리움: 경험한 적 없는 것에 대한 노스탤지어와 잔재의 이미지.미디어, 젠더 & 문화,35(2),189-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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