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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spa [MY WORLD]

본작은 aespa의 3번째 EP다.

원래 본작은 이들의 첫 정규 앨범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속사의 알력 다툼 속에서 앨범 구성이 크게 변경되었다. SM은 이수만 체제에서 이성수 체제로 변경되었고, 이성수는 ‘SM 3.0’을 외쳤다. 그리고 본작은 이 ‘SM 3.0’ 깃발이 걸린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 작품이다.

프로듀서진에서는 유영진이 완전히 배제되었다. 타이틀곡 Spicy에는 Moonshine과 JINBYJIN 등이 참여했고, Salty & Sweet의 송라이팅에는 JINBYJIN이 메인으로 참여했다. 이외에도 프로듀서진들이 레드벨벳과 태연에 참가한 이력들이 눈에 띄는데, 확실히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Welcome To MY World는 울림 있는 사운드, 기타 및 드럼의 적절한 사용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피처링에 naevis라는 이름이 눈에 띈다. 보컬의 발성 방법이나 ‘Get it Get it Get it Get it Yeah Let’s go’ 파트를 들어보면 AI 합성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Get it’의 4번 반복이 전부 동일하게 들리고, 직후 ‘Yeah Let’s go’도 일렉 기타 사운드와 유사하게 느껴진다. 파트도 굉장히 적고 제한적이다. 하지만 사람의 보컬도 동일하게 합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재미있는 추측일 뿐이다.
Spicy는 타이틀곡으로, 강력한 저음 신스 베이스가 돋보인다. 인트로의 카리나 파트도 재미있고, 후반 브릿지에서 드럼도 재미있다. 전반적으로 전작들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졌다. 가사에서는 aespa 특유의 세계관을 찾아보기 어렵고, 곡의 빌드업과 보컬 디렉팅 등도 전부 정석적인 편이다.
Salty & Sweet은 살짝 도발적인 가사와 장난기 있는 보컬이 매력적인 곡이다. 거부 못해 색다른 Treat’, ‘번뜩이는 Trick’이라는 가사들과 하하 웃는 웃음소리는 마치 할로윈의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Thirsty는 몽환적인 신스 루프로 이루어진 R&B 곡이다. 사운드클라우드 스타일의 R&B 사운드와 랩이 핵심이 되며, 네 명의 탄탄한 보컬이 이를 뒷받친다. 이어지는 I’m Unhappy의 몽환적인 분위기는 Thirsty의 연장선상처럼 들린다. SNS를 비판하는 컨셔스한 가사가 매력적이다. 중간에 나오는 feeling-healing-Chilling-Delete me 라인은 너무 일차원적이지만, 지젤이 그나마 살렸다.
‘Til We Meet Again는 아웃트로 트랙으로, 어쿠스틱 기타가 이끌어가는 발라드 곡이다. 근래 아이돌 음반에서 흔히 보이는 팬송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주의 벨소리와 마지막에 올리면서 끝내는 부분까지 깔끔하다.

트랙 구성은 좋다. 앨범이 Spicy를 제외하면 몽환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으며, 인트로와 아웃트로까지 연결이 부드럽다. 특히 전반적인 곡 퀄리티가 뛰어나서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앨범 커버는 아쉽다. 강하게 말하면 그래픽스 전공 대학생 졸업작품같다.

전반적으로 힘을 좀 뺀 모습이다. aespa 세계관을 많이 덜어내서 개성이 옅어졌다. 뱅어 트랙처럼 보이는 Spicy와 Salty & Sweet은 칼 끝이 조금 뭉툭하다. 다 만듦새는 좋은데 새로움은 없고 너무 익숙하다. 변경된 프로듀서진의 장단점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그래도 I’m Unhappy의 테마는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메시지를 시의 적절하게 던졌다고 본다.

네트워크 연결이 원활하지 못한 환경에서는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aespa는 전작 Girls의 음악적 실패와 소속사 SM의 경영권 분쟁이라는 내외부로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MYSYNK를 유지하는 것으로 탈출구를 찾는다. 다음에는 ‘로켓 펀치’도 한 방 기대해 본다.

★★
추천 트랙: Spicy, Salty & Sweet, Thirsty, I’m Unhappy

 

* 이 글은 2023년 7월 17일 한 차례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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