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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비평

음악 비평의 목적과 기준

droplet92 2023. 5. 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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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내용은 2023-08-12에 한 번 수정했습니다.

* 2024-01-18에 한 번 더 수정했습니다.


제 음악 비평의 목적은 일차적으로 제 개인적인 음악 지식의 향상에 있습니다. 부차적으로는 기본적인 음악 비평의 지향점을 따라갑니다.

음악 비평의 지향점은 결국 좋은 음악을 알리는 데 있을 것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알릴 수도 있고, 음악의 새로운 의의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음악 제작자와 청취자에게 도움을 주고 음악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게 목표가 되겠습니다.

 

좋은 음악이 무엇이냐는 어려운 질문입니다. 흔히들 취향이 달라서 저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정도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체르니를 갓 뗀 사람의 연주와 조성진의 연주는 무조건 후자가 좋다는 식의 대답을 하면서 말이죠. 둘 다 일리가 있습니다.

음악 비평은 그래서 좋은 음악에 대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설득력 있게 주장할 때에 비로소 좋은 비평이 됩니다. 제 음악 비평의 기준은 온전히 제가 듣고 느낀 감정에 있습니다. 저를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악 비평은 인상 비평의 한계를 넘기 어렵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악기나 화성을 깊게 분석하는 건 세일즈가 안 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비평문 역시 일종의 설득하는 글입니다. 비평문은 독자의 공감을 요청합니다. 저의 주관적인 감정들을 설득시키기 위해서 객관적인 도구들을 사용합니다. '노래의 어느 부분에서 어떤 방법이 사용되었는데, 이러한 점에서 이런 감정을 느꼈다'는 식입니다. 읽기 쉬운 비평을 지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편이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비평문 역시 일종의 창작물입니다. 창작물이라면 으레 그것만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작업물은 가치를 가집니다. 그것이 의도된 것이든, 의도되지 않았든,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간에 말입니다. 그래서 제 리뷰는 이런 작업물의 가치에 집중하려 합니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무엇이라고 느꼈는지), 그것이 어느 정도로 보존되어 전달되고 있는지를 중점으로 두고 보려 합니다. 그렇게 해서 작성한 글은 음악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겠죠.

 

제 비평은 분석미학, 음악심리학, 음악인지 등의 분야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제 전공이 컴퓨터공학이기 때문에 관련 지식도 일부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음악을 다른 예술과 비교하자면 추상 회화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의 소리를 직접 묘사하기보다는 멜로디와 화성을 이용해 추상적인 감정을 직접 다룹니다. 색이 저마다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조합이나 맥락에 따라서 그 의미가 변하는 것처럼, 음악에서도 멜로디와 화음, 악기 등은 저마다 고유한 성격을 지니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추상화를 보고 의미를 쉽게 찾기 어려운 것처럼, 음악에 대한 평가 또한 감상자 스스로 내리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저는 일종의 도슨트가 되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조성진의 연주를 언급한 부분은 음악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음악은 악보에 있다고도 하고, 연주자에 있다고도 하고, 듣는 사람에게 있다고도 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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