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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潜潜話]

본작은 ずっと夜中でいいのに。(이하 ZUTOMAYO)의 정규 1집이다.

 

ZUTOMAYO는 싱어송라이터 ACA(이하 아카네)를 중심으로 하는 프로젝트 밴드이다. ‘불필요한 전자제품의 처리가 곤란한 분은 반드시 봐야할 밴드라는 소개답게, 전자제품을 악기로 사용하는 독특함과 난해한 가사가 특징이다.

 

2010년 중후반 일본 음악계는 요네즈 켄시에 의해 거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그가 선봉에 섰던니코니코 동화 대탈출이후로 서브컬쳐 음악이 본격적으로 대중음악 시장으로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보컬로이드 프로듀서들은 하츠네 미쿠를 대체할 새로운 여성 보컬이 필요해졌다. 이들은 주로 우타이테라 불리는 보컬로이드 커버 가수들과 결탁하여 밴드를 형성했다. ZUTOMAYO도 이들 중 하나다. ZUTOMAYO 2018 6 YouTube秒針を(초침을 깨물다) MV를 공개하면서 등장했다. 일본 국내와 해외의 애니메이션 팬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1년의 텀을 두고 데뷔한 ヨルシカ, YOASOBI를 묶어 夜好性(Yakousei, 밤을 좋아하는 성격. 세 그룹의 이름에는 전부 밤이 들어간다)라는 장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앨범의 수록곡은 총 13곡이다. 작사 및 작곡은 거의 아카네 혼자서 진행했고, 편곡은 대부분 보컬로이드 프로듀서들이 작업했다.

 

裏上のクラッカ(뇌리 위의 크래커)는 카세트 테이프 소리로 시작한다. 피아노, 드럼, 기타 2대를 차례대로 추가하면서 프리코러스까지 이끌어가고, 프리코러스 후반부에서 드럼과 기타 1대를 뺀다. なんで’(어째서)라는 가사와 함께 코러스에 들어간다. いいよ いいの いいよ’(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わかってる わかってる わかってる’(알고 있어)의 반복적인 멜로디가 중독적이고, 이를 수행하는 보컬의 실력도 뛰어나다. 금지되는 것에 대한 저항을 마치 아이가 떼를 쓰는 것처럼 표현한 부분이 재미있다.

えてしいわ(감이 좋아서 분해)도 유사하다. 기타와 피아노, 드럼이 곡을 만들고 그 위에 아카네의 보컬을 얹는다. 코러스가 시작하며 もうえてしいわ(정말, 감이 좋아서 분하다구)가 나오면 신날 수밖에 없다.

ハゼ馳せる果てるまで(Haze Haseru Haterumade, 망둥이 달린다 끝까지)는 빠른 템포의 락이다. 단어의 분절과 인트로 피아노의 과격한 화음 연주로 템포를 살리고, 이후에 부드러운 기타와 피아노 연주로 텐션을 부드럽게 유지한다. 코러스 시작 부분에서는 보컬과 악기 전부 과격해지다가明日にはもう 忘れてしまうのに(내일이면 이제 잊어버릴 거면서)로 여운을 남기며 코러스를 빠져나온다. 전반적인 완급 조절이 훌륭하다.

秒針を(초침을 깨물다)는 본작의 대표곡이다. 앞선 곡들과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곡의 빌드업 방식이 보다 평범한 편이다. 그래도 긴장감의 해소를 통한 쾌감은 여전하다.

 

こんなこと騒動의 매력적인 도입부, ばした毛布의 재즈 스타일 연주도 괜찮다. しいDNAだけヒューマノイド는 잔잔하게 시작하지만 힘을 가지고 있다. 특히 正義(정의)의 편곡은 Jazzin’park쿠보타 신고가 맡았는데, 여러 악기가 더해져서 곡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라이브에서는 TV 드럼과 오픈 릴이 악기로 사용되기도 했다. ‘정의 글자씩 쓰인 투명 우산을 오픈 릴에 연결해서 연주하는 모습이 시선을 빼앗는다.

 

전체적으로 가사가 난해하다. 秒針を(초침을 깨물다)에서는灰に潜り 秒針を / 夢の中で ガンガン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해석하면재에 들어가 초침을 깨물어 / 백일몽 속에서 깡깡 부쉈어라는 뜻이다. 맥락도 없고 의미도 찾기 어렵다. 그러나 라임을 맞추고 멜로디를 만드는 데에는 유용하다. 맥락없는 단어의 사용과 어려운 한자는 앨범과 곡의 제목들에서도 드러난다. 앨범 제목인 潜潜話에서 潜는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고, 주로 히라가나인 ひそ로 풀어쓴다. 이는 일본 서브컬쳐의 특징이기도 하다. 고전적이고 전문적이고 어려운 단어는 파고 들기요소가 되며, 의미를 해석하게 만든다. 이런 단어들은 막상 크게 의미가 없는 경우도 많은데, 직접적인 의미의 전달보다 원시적인 감정을 우선시하는 오타쿠 문화 특유의 쾌락주의적 특징이다.

 

각 곡은 대부분 4분대이며, 앨범은 총 1시간 정도다. 멜로딕한 보컬 라인, 밴드셋과 정석적인 악곡 진행은 J-POP/J-ROCK 스타일이다. 앨범이 매력을 갖는 지점은 아카네의 매력 있는 보컬, 특유의 가사, 그리고 전자제품을 악기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아카네는 이들을 감각적으로 모아내서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9곡에 애니메이션 MV가 있다. ZUTOMAYO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각각 세계관을 가진 일종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도 즐길 수 있으며, 애니메이션 팬의 유입을 돕는다.

 

본작은 굉장히 클리셰적이다. 일본 문화가 전반적으로 이런 부분이 크다. 클리셰를 따르면서도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캐릭터와 컨셉트다. 이 둘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 앨범은 잘 만들어진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창작을 하는 시대에, ZUTOMAYO는 버려진 구닥다리 로봇들을 모아 노래한다. 신디사이저로 사인파를 합성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로봇을 때려서 노래한다. 암만 AI가 소리를 뽑아낸다 한들, 로봇을 때릴 수는 없는 것이다. 명령어 집합이 직접 세상을 감각하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초침을 깨물수 없는 것이다.

 

★★★★

추천 트랙: 裏上のクラッカ, えて悔しいわ, ハゼ馳せる果てるまで, ヒューマノイド, 秒針を

 

함께보기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toiX8Wio6fQ 

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正義』(from やきやきヤンキーツアー@東京ガーデンシアター20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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