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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leS LOVElution [ↀ]

tripleS의 이번 유닛 LOVElution은 곧 나올 EVOLution과 대칭(LOVE-EVOL)을 이룬다. 유닛 멤버들은 팬 투표로 결정되었는데, 공개된 타이틀곡 스니펫과 그룹명을 고려하면, ‘쿨하다보다 귀엽다는 이미지가 더 어울리는 그룹이라고 해도 좋아보인다. 귀여운 이미지라면 직전 유닛인 크리스탈 아이즈와 겹치지 않나? 그래서 이번 유닛은 선형적으로 풀어내지 않는다.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속마음은 고차 방정식처럼 풀어내기 어려운 법이다.

 

작곡진이 굉장히 많다. 일단 Speed Love를 제외한 모든 작사에 정병기가 참여했다. 타이틀 곡 송라이팅에 EL CAPITXN, Vendors (Louis), Vendors(Nano), Maria Marcus가 참여해서 Generation의 느낌을 주고 있다. 타이틀을 함께 작업한 Jonna Hall 또한 최근 LE SSERAFIMBlue FlameImpurities, FIFTY FIFTYLovin’ Me 등에 참여해 인상적인 결과물을 보여준 바 있다. Deja-Vu에서 같이 크레딧에 오른 멤버 박소현-Fuxxy-Anymasingga(메탈슬러그?)를 포함해 BADD, San Yoon, Artronic Waves, Hymax 등의 이름도 눈에 띈다. MonoTree 사단 또한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G-HighBADD 듀오tripleS에서도 Rolex, New Look, 복합성 (Complexity)까지 인상적인 액트들을 이어오고 있다.

 

본작은 ↀ이라고 하는, 제목과 동일한 HTML 코드로 시작한다. 일부 사이트에서는(예를 들면 Genius) 해당 트랙 제목을 EP의 제목과 동일하게 보여줄 것이다. 일종의 HTML 인젝션을 시도하는 이 제목처럼,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전작 초월 (Chowall)의 여운에서 본작 타이틀 Girls’ Capitalism의 세계로 빠르게 들어온다.

Girls’ Captalism이 들려오는 순간 GenerationRising의 유전자를 느낄 수 있다. 펑키한 기타와 다양한 보컬의 조화가 돋보인다. 연착륙하는 멜로디 라인이 큰 인상을 남기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tripleS의 스타일을 확립한 것처럼 보인다. 독특한 제목처럼 가사도 주목할 만하다. 누가 뭐라해도 내 기분이 젤 중요해 / 그럴려면 잔고도 충분히 같은 라인은 비록 나이대에는 벗어날 지 몰라도 상당히 현실적이고, 귀여운 건 이제 지루해 라인에서 귀여움을 벗어나려고 하는 모습은 본작은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일 것이다.

머리를 어지럽히는 뉴잭스윙 트랙 복합성 (Complexity)은 사랑하는 입체적인 마음을 노래한다. 반복되는 ‘Find me, 내 맘 divine, gotta chase me, baby’가 핵심이다. 거짓말이 아냐거짓’, 이리저리이리에서 호흡을 끊어 내 맘 divine’에 주의를 모으는 방식으로 곡의 테마를 간결하게 강조하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리저리 only for you, you, you’에서 이리역시 끝의 가 거의 발음되지 않고, 마지막 you의 반복과 급격한 상승 종결 역시 맹목적이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잘 표현한다.

트랜지션이 인상적인 Black Soul Dress, 우울하고 톤 다운된 일종의 interlude Seoul Sonyo Sound를 지나면 응원을 담은 Cry Baby와 마주한다. 일렉트릭 기타와 저음 패턴으로 텐션을 올리는 방식은 최근 발매됐던 IVENOT YOUR GIRL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재지한 건반 이후로 빠르고 부드럽게 달리는 Liquid DnB 트랙 Speed Love는 또 다른 하이라이트다. 속도감 있는 가사와 비트 위로 플루트 샘플과 신스 베이스로 만들어내는 다이나믹함이 흥을 돋운다. 이후 아웃트로 Number 8에서는 앞선 트랙의 베이스와 드럼을 가야금과 북으로 대체하면서 자연스럽게 앨범을 닫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현상유지. 그러나 좋은 퀄리티를 빠르게 제공하는 것도 엄청 대단한 일이다.

 

★★★☆

추천 트랙: 복합성 (Complexity), Speed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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