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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가장 먼저 유효하게 등장한 곳은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입니다. 표현이 살짝 안 익숙한데,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쇼츠 알고리즘 스포티파이 알고리즘 같은 겁니다. 이게 왜 유효했냐면 개인 맞춤형 광고를 보여줄 수 있어져서 돈이 됐기 때문이죠. 요새 ChatGPT가 적자라는 기사도 몇 번 본 거 같은데, 결국 AI를 사용해서 어떻게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BM)을 만들 거냐가 중요합니다. 왜 4차 산업혁명 소리를 듣겠어요, 돈이 되니까 산업혁명이지, 돈이 안 되면 그냥 과학혁명입니다.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 때문에 확증편향 현상이 발생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틀튜부니 뭐니 비하적인 발언도 나오고 있구요. 여기까지 온다면 이 알고리즘은 나에게 맞는 컨텐츠들을 제공하는 거 같습니다. 나만을 위한 컨텐츠들을 제공해주는 것 같습니다. 오직 나만을 위한 맞춤형 알고리즘인 것 같습니다.

 

근데 이 알고리즘이라는 게 결국 다른 사람들을 기반으로 합니다. 티맵이 제일 잘 나가는 이유도 사용자층이 가장 많아서 제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라죠. 내가 시청한 유튜브 영상을 다른 사람도 봤는데, 그 사람들이 이런 영상도 봤는데 너 아직 안 봤구나? 하고 알려주는 겁니다. 맨날 뜨는 '이 영상을 XXX 시청자가 봤습니다' 이런 거 있죠? 그러니까 오직 나만을 위한 백화점 VIP 서비스는 아닙니다. 개인의 취향이 파편화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저녁이 되면 TV 앞에 모두 모여 한두 개의 드라마를 보던 때보다는 더 파편화가 되겠지만, 결국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된 컨텐츠들은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올해 한국 영화시장의 위기를 두고 "하나의 천만 영화보다 여러 개의 백만 영화가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마치 그것처럼 하나의 공통적인 경험이 여러 개로 나뉘는 듯한 느낌입니다. 절대 5천만 편의 관객수 1인 영화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렇게 파편화된 상황에서도 나와 가치를 공유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형성됩니다. 알고리즘 탄 영상이나 노래 조회수를 보면 유난히 많잖아요. 위에서 말한 '틀튜브' 이야기도 그렇구요.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결국 자의를 가지고 디깅하지 않으면 파편화된 상황 속에서도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유튜브 오마카세를 먹으면서 '어라 나 이것도 좋아하네' 한다고 해도 우리는 호오의 바운더리를 나눌 수 없습니다. 호만 있고 불호가 없으니까요. 직접 채널에 들어가서 영상을 죽 보면서 이건 좋네 이건 별로네 할 필요도 있다는 겁니다. 특별한 사람이 될 필요가 있냐구요? 그럴 필요는 없는데, 우리는 모두 특별한 사람이고 싶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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