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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한 큐에 다 봤습니다
총평은 재미있었다
좋았던 부분도 있고
아쉬웠던 부분도 있지만
거의 쉬지 않고 몰입해서 죽 달린 걸 보면
확실히 재밌긴 했습니다
아쉬운 부분부터 이야기하자면
2화와 7화는 너무 아쉬웠구요
아마 다들 공감하시지 않을까요
2화 같은 경우는 한 화 전체가 빌드업인데
확실히 마지막 반전은 좋았어요
근데 그 반전이 이후 스토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냐
하면 또 그건 아니고
2화에서 뿌렸던 이야기들이 3에나 가야 해소가 될 것 같은데
가뜩이나 1화도 빌드업의 지루함을
공유 혼자 신들린 연기로 뒤집어낸 건데
7개의 에피소드 중 2개나 할당할 정도로
빌드업을 했어야 했나?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2화의 문제점은
전작과 다르게 후속작이다보니
연결고리를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고
거기서 나온 게 아니었나 합니다
아무래도 1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야기는 우연히 시작해도 된다
단, 우연히 끝나면 안 된다
인생 좆된 성기훈 앞에 갑자기 딱지 들고 찾아온 한 남자
그 이후는 오징어게임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면서 진행된 게 시즌 1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승자가 된 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
그리고 나름 담력도 있어서(생겨서?)
2의 성기훈은 약간 그런 모습이죠
자기는 결국 455명이 죽은 와중에 살아 나왔고
오일남이라는 캐릭터한테 게임의 진실도 어느 정도 알았고
돈도 차고 넘칠 만큼 많아졌고
전형적인 성공한 사람의 자기중심적 편향?
같은 게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성기훈은 여전히 모순덩어리인데
첫 게임과 그 이후 투표에서 보여준(드러난) 모습이
오영일과 쌍두마차를 이루며
아무것도 없는, 당장 다음 게임을 두려워할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 때문에
성기훈이라는 사람이 X팀의 실질적 리더가 되지 않았나
그것이 7화에서 여실히 드러나면서
오영일에게 영웅놀이라고 비판 받음과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사람들을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으로 돌려 놓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캐릭터가 너무 많고 매력이 없다고 얘기들 하는데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캐릭터 자체만으로는 1이랑 크게 다른 건 없다고 봐요
왜냐, 1을 이어 받는 캐릭터들이 많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탑, 전재준(본명이...뭐였더라...), 조유리는
조금 새로운 포지션이었던 것 같고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별로다 이런 생각도
잘 안 들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에 연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면
이병헌 캐릭터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겠죠?
근데 우리는 개쩌는 연기를 보면서도
동시에 스토리가 재밌어지지 않는다는 걸 봤구요
탑도 잘했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저런 캐릭터는 한국에 없고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딱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오징어게임이 군상극적인 면이 있다 보니
한 게임에서 어떤 캐릭터가 스토리를 이끌어가느냐
누구를 주목시키느냐가 중요했는데
2에서는 대부분의 포커스가 성기훈에게 갔고
그 남은 공간마저도 의미 있는 캐릭터한테 간 게
별로 없었지 않았나
다시 말하면 중요 캐릭터가 많이 안 죽었다는 거죠
동시에 이들 대부분이 선하게 그려지는 것도
한몫 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스토리 자체가
성기훈이 등장하면서 얘한테 해줘 느낌으로 가니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가 많이 없고
(심지어 O팀마저도 빌붙으려고 하죠)
핵심 인물 대부분이 수동적인데
사람들은 수동적인 캐릭터를 보면 답답하거든요
악역 중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가
탑이랑 그 부하 정도밖에 없고
선역 중에서는 기훈, 현주 정도?
그렇다면 1에서처럼 수동적인 선역이
능동적인 악역에게 적극적으로 대항했어야 했는데
그렇다기엔 게임이
무궁화, 팀전, 짝짓기
게다가 성기훈이 계속 포커싱
얘는 또 빡대가리
이런 점이 아마 시즌 2의 가장 약한 부분이고
2화보다 7화를 혹평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시작과 맺음이 조금
연속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1~3화까지는 마지막에 임팩트가 강했던 것 같고
그 이후는 그런 게 없이 다음 화로 넘어가는 느낌?
한 화가 딱 시작하면 중요한 인물이 나타나서
끝날 때 죽어버리는 그런 완결성이 덜 하고
게임이 끝나면 투표가 또 나오고
투표도 또 하나의 메인처럼 다뤄지고
수색대 이야기도 자꾸 끼어들고
시즌 1에 비해 딱딱 끊어지는 느낌이
적었던 것도 아쉬웠습니다
1~3화때 잘 해놓고...
1에서는 투표가 있긴 했지만
곁다리처럼 다뤄졌거든요
우리 투표로 나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니들 안 나갈 거잖아
딱 이 정도?
근데 이번에는 (또) 성기훈이
사람들 선동시켜서 최대한 빨리 나가려고 하는 게
이야기의 핵심 중 하나고
그것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지지부진해 지는데
그렇다고 게임과 투표가 그렇게 상관관계가 있냐?
하면 있긴 한데 생각만큼 강하지는 않다
애초에 빚이 다들 몇 억씩 있으니
3판 해가지고는 새 삶은 택도 없고
4판째 이기면 사실 그 다음부터는
진짜들의 시간이기 때문에
나갈 수도 없고 나갈 필요도 없어지는 거죠
마지막 게임이 딱 1사람만 살아남는 오징어게임이고
5번째 게임에서 2명 빼고 다 뒤지게 만든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다면
4번째 게임까지만 하고 나갈 수도 있겠지만...
후속작이다보니 필연적으로
세계가 물리적으로 확장할 수밖에 없는데
캐릭터만 바뀌고 장소가 그대로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지루하니까요
(가이낙스나 트리거 같은 애니메이션 회사 작품에서
기승전우주로 가는 이유가 다 이런 데서)
그런 부분에서도 조금 아쉬웠고
그 외에도 이제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는 캐릭터들
왜 이렇게까지 시간을 할애하는 지 모르겠는 서브 스토리
같은 단점들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튼 재미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하고
뭐가 재밌었냐
일단 1화 공유 이건 보면 다들 알 겁니다
추가적으로는
아주 잠깐씩 서스펜스 연출하는 부분
게임 중에서는 짝짓기 게임이 재밌었고
대호, 현주라는 캐릭터가 사랑스러웠습니다
시즌 1 캐릭터들이 참 임팩트가 강렬했는데
그나마 현주가 거기에 가장 가깝지 않았나
게임에 참여한 계기도 인생 쓰레기처럼 살다가
빚을 진 게 아니죠
현주는 인생을 참 잘 살았던 것으로 보이고
온갖 세상의 억까를 다 견뎌내는데
여성으로 살고 싶어하는 모습과
남성이었던 자신의 모습이
과장되지 않게 보여지는 데서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캐릭터다 보니까
신경 쓴 티가 난 것 같습니다
7화 총격전에서 참여했다 살아남은 캐릭터가
기훈, 영일, 현주, 대호인데
네 캐릭터 모두 자신만의 어떤 의지가 있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그래서 살아남았다고 생각합니다
대호는 해'병'이고 사실 공기 좋아하고
처음에는 자진해서 전투에 참여하지만
그 이후 두려움을 느끼고 그것을 인정하고
다시 올라가지 않죠
전투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은
성기훈에게 휩쓸려 죽어버리는데
(친구인 정배마저도)
(정배는 역배였습니다)
영일, 현주, 대호는 그렇지 않았다
살 이유가 있다
정배-대호 해병 컨셉도 재밌었는데
아쉽게 됐죠
여기서 더 끌지 않아서 다행인가?
짝짓기 게임은 솔직히 시작할 때 255명이라
이거 128명 부르면 절반 뒤지는 거 아니야? 했는데
그만큼 다 못 들어가는 구조였어가지고 ㅋㅋ
대신 마지막에 2명 해서 방 꽉 채워버리는 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안에서 다이다이 떠서 죽이는 것도 예상했는데
패싸움이 아니라 일대일이라 살짝 아쉽긴 했어도
보여줬다는 데 의의를 둡니다
착한 캐릭터 한 명도 의미 있게 죽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둥글게 둥글게 한 뒤에
조금 어지러워서 못 움직이게 하는 걸 강조했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들긴 하네요
뭐 이런 건 욕심이고
추가적으로 투표 부분은 한국정치랑 겹쳐보였는데
빨강 파랑도 그렇고 O랑 X로 상징되는 것도 그렇고
사실 O가 정답이냐 X가 정답이냐 이런 건 아니잖아요
근데 왠지 O는 맞는 거 같고
아니면 X를 해야 합리적인 것 같고 하단 말이죠
빚이 100억이 있으면 O가 합리적인데...
거의 반반 나뉘어서 죽일듯(실제로 죽이며) 싸우는 게
두 거대 정당과 그 지지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거 어케함? 이라고 했을 때
성기훈이 개병신같은 3안을 내놓는 데서
이제 열불이 났죠 ㅎㅎ
차라리 영일이형님 따라서 선빵을 갈기던가
갑자기 일본을 공격한다라니
사실 이 문제는 답이 없어요
정답이 없는 게 아니라 그냥 노답입니다
시스템 상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근래 들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힘을 다 한 게 아니냐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 작품에서도 뭐
우리가 한 번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정도로 열린 엔딩으로 끝나긴 하죠
100번 생각해도 걍 노답입니다
마르크스주의와 비슷한 느낌으로 인간의 욕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그래서 한계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뭐 어쨌건 간에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도대체 어케할건데 라고 생각했던 데에는
어느정도 답변이 됐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조유리
우리 쪼율
글래씨 1기로서
미미쿠스 때 연기 개잘하는 걸 봤어서
참 기대 많이 하고 넷플도 어제 다시 결제해서 봤는데
임산부 연기라니 꽤나 과감했다
현재까지로는 사실 특별히 뭐가 없었기 때문에
시즌 3에서 선녀가 던진 떡밥이 풀리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를 기대해 봐야 할 것 같은데
암튼 얼굴 보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았다~ ㅎㅎ
이상 시즌 2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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