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음악

2024년 음악 생활 결산

droplet92 2025. 1. 1. 10:47
반응형

<앨범>

TOP 50 (RYM)

한국 TOP 30 (RYM)

일본 TOP 30 (RYM)

 

<트랙>

 

----

 

 

<I Saw the TV Glow>는 동명의 영화 사운드트랙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유명한 미국 배급사 A24에서 작년 개봉한 작품이고, 국내 개봉은 안 했기 때문에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 올해 찬란이 가져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라인업에는 없더라구요. Alex G가 음악감독을 맡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yeule, caroline polachek, l'rain, phoebe bridgers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는데 실제로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yeule의 Anthems for a Seventeen Year-Old Girl이 최애 트랙이네요. Broken Social Scene의 2002년 곡이 원곡인데, 편곡을 엄청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I Saw the TV Glow의 인디인디함을 살리면 <Viva Hinds>, 싱어의 세련미를 살리면 <Memoir of a Sparklemuffin>이나 <All Born Screaming>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킹기자드는 완전 고전적인 록이라 좀 튀는 감이 있고. 뭐, 이런 것들을 신경 쓰고 순위를 작성하진 않았습니다. 여기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들은 상단 스포티파이 플리에 다 들어가 있는 걸로 기억해서 추천곡은 그쪽을 확인해주세요.

 

 

Hildegard나 Cwondo는 개성 있는 픽이라고 생각합니다. 둘 다 살짝 졸린 감이 없지 않은데 그런 것들 좋아하기도 하고. 모시는 RYM 차트 보다가 알았습니다. 올해 그렇게 찾은 앨범들이 몇 개 되네요. 이전까지는 RYM 같은 걸 사용하면 자기 기록 위주로 이용했는데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습관을 들이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아요.

 

비욘세는 개인적으로 르네상스보다 좋았습니다. 이런 픽들이 좀 있어요. 명반이라고 불리는 것들 중에서 <Endtroducing...>이라던가 <Selected Ambient Works 85-92> 같은 것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처음에는 이런 것들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런 음악이 생기면 생길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No, No!>를 발견한 건 아주 운이 좋았습니다. 장르는 매스 록 정도로 분류하면 될 것 같은데, 사운드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중화권이랑 동남아권 음악도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접하기가 쉽지 않아서 아쉬워요. No Party For Cao Dong은 워낙 유명하고, 작년 연말에 데뷔한 babyMINT나 올해 진짜 좋게 들은 Mong Tong 등이 생각나네요.

 

 

tofubeats는 워낙 유명한 DJ이고 '수성' 같이 한 획을 그은 음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만, 앨범 단위 작업물에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이 그간의 부족함을 채워줬다고 생각합니다. 'I CAN FEEL IT'을 가장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뮤비 계속 보다보니까 이게 제일 좋더라구요. 그렇다면 흠결이 없는 앨범이 아닌가?

 

BREIMEN의 커리어에는 Tempalay의 색깔이 군데군데 드러났었는데 <AVEANTIN>은 그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기도 하고 <((ika))>가 트랙이 너무 많아서 좋은 트랙과 그렇지 못한 트랙의 편차가 큰 반면 'lucky strike'라는 확신의 별로인 곡만 빼면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나카노 미호 같은 경우에는 솔로 데뷔 이전에 개러지 록 스타일의 밴드 활동을 했었고 그 밴드가 휴지를 선언하면서 올해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공식 홈페이지에... 적혀 있었습니다. 시대를 역행하는 느린 템포의 곡들이 오히려 귀에 확 들어왔어요.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모시가 있다면 일본에 나카노 미호가 있었다. 근데 후자는 일본 사람들도 잘 모를 것 같다... 개인적인 픽이거든요. 다른 데서도 이 앨범을 본 적이 있는데? 하면 그게 저일 겁니다.

 

잠도 앨범 정말 좋았고 오카시도 너무 좋았어요. 둘이 장르는 다른데 뭔가 비슷한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깔끔하다고 해야 하나 암튼 그런 면에서 좋았습니다.

 

 

미역수염은 <Bombora>보다 <2>가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긴 합니다. 곡마다 끝내는 부분이 다소 급해 보인다거나, 후반부의 트랙들이 뭘 노린 건지는 알겠는데 살짝 부족해보인다던가... 하지만 그런 지점들이 개인적으로 약간 아쉬움이 남을 뿐이지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바로 아래 있는 페기의 앨범과 비슷하네요.

 

<꽃차례>는 너무 좋은 앨범입니다. 안 들어보셨을 확률이 높으니 꼭 들어보세요.

 

조르디 그립... 애증의 남자... 블랙미디를 너무 좋아했고 아직도 첫 내한 때를 못 잊습니다. 이 남자들이 나를 공연 씬으로 불렀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Holy, Holy'도 아쉬웠는데 다 돌리고 나면 그게 제일 좋더라구요. 그럼에도 음악에서 진행의 중요성을 잘 알고 또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시카 프랫은 올해 미국 포크 중에서 MJ Lenderman이랑 유이하게 제가 좋아했던 가수.

 

 

빌리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우리 시대의 팝스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앨범도 많이 들었어요. 'LUNCH'는 데뷔 EP 느낌이 많이 나서 좋았고, 2집처럼 지루하지도 않았고 좋았습니다. Maruja는 진짜 독특한 게 매번 비슷한 음악을 들고 오는데 그게 항상 질리지 않고 좋아요. 밴드캠프에만 올리지 말고 스포티파이나 하다 못해 유튜브에라도 올리거라...

 

Luv(sic) hexalogy의 라이브 앨범.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Liquidroom에서의. 물론 리퀴드룸을 좋아하는 건 가장 좋아하는 가수들(Daoko랑 Shiggy Jr.)의 공연을 거기서 봤을 뿐이지만... 나이를 잊게 하는 라이브 실력과 뛰어난 현장감이 매력입니다. 생동감이라는 측면에서는 <WOOF.>도 그렇네요. Fat Dog는 올해 영국에서 라이브를 본 Paranoid London의 앨범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덕분에 블랙미디 활동 중지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Twenty One Pilots도 저만의 픽일 텐데, 딱히 말이 안 떠오르네요. 'Overcompensate' 한 번 들어보세요.

 

 

<Britpop>이면서 브릿팝은 아닌, 하지만 브리티시-팝은 맞는 앨범입니다. PC Music의 다음은 어디로 향할까에 대한 대답이 되진 못했지만, A.G. Cook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근래 영국 음악 씬이 꽤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영어를 사용한다는 것때문에 미국이랑 똑같은 씬 아니냐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두 나라는 충분히 구분할 만한 독자적 씬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암튼. 3CD 구성이라 좀 벅차긴 한데 진짜 다 좋아요. 특히 Disc 3의 'Lucifer'는 놓치면 안 됩니다.

 

하세가와 하쿠시도 A.G. Cook과 연결지어 이야기할 만한 아티스트네요. 하지만 이번에는 카쿠도 마나미, 미나나로(3776)와 함께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셋 다 굉장히 독특한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아, 이런 사람들을 아티스트라고 부르는 거구나 할 정도로. 'Boy's Texture'의 도입부는 정말 해맑지 않나요? 저는 이렇게 근심 없이 웃는 얼굴을 얼마 만에 보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입니다. 카쿠도 마나미는 <HOSONO HOUSE COVERS>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전에 알고는 있었는데 앨범 커버가 이상해서 걸렀었어요. 근데 'CHOO CHOO Gatagoto'를 듣고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앵무새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거는 듯한 느낌? 올해는 정말 훌륭한 리메이크 곡들이 많이 나왔는데 (국내는... 어휴) 그중에 단연 원탑이었고 바로 kukuku는 누구인가 찾아봤죠. 근데 그 보컬이 카쿠도 마나미였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미나나로(3776)는 진짜 독특하죠. 10인조 지역 아이돌에서 한 명만 남았다는 배경도 신기한데, 후지산을 통해 우주의 탄생과 죽음을 다룬다는 앨범 제목과 실제로 그런 내용이라는 점이 과연 일본의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감탄하게 만들었고 심지어 OTOTOY 인터뷰를 보고 알았는데 그냥 우주를 이야기한 게 아니라 여기에 여고생(JK)의 입학과 졸업까지의 이야기를 또 섞었다는 게... 스트리밍 사이트에는 영문제목만 써 있어서 몰랐는데 일본어 부제가 다 달려 있더라구요. 그걸 보고 통수 맞았다고 가사를 보는데 와 ㅋㅋ 작년 12월에 babyMINT가 있었다면 올 12월에는 미나나로!

 

큐어! 일단 너무 놀랐습니다. 당연히 구리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존나 좋아요. 초창기와 전성기 시절이 그대로였습니다. 아니 이게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내용은 꽤 어둡지만, 뭐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하니.

 

 

MJ Lenderman 개좋습니다. 꼭 들으세요. Charli XCX는 뭐 유명해서 패스해도 되죠? Von Dutch 정도를 제외하면 진짜 왜 이렇게 하입받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한 해를 휩쓸었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Tapir!도 원래는 영국에서 보고 싶었는데 일정이 안 돼서 아쉽게도 못 봤습니다. 테이퍼라는 동물 가면을 쓰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재밌었어요.

 

브리트니 하워드는 사이키델릭 소울 좋아하시면 필청! 진짜 말도 안 되는 파워가 있는 앨범입니다. 파워 하면 Knocked Loose도 그렇죠. 메탈코어라는 장르가 얼마나 팝스러울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Suffocate'는 Poppy가 함께 참여했는데 이 곡은 꼭 들어보세요. 브리트니 하워드는 'What Now' 꼭 들어보세요.

 

 

ScHoolboy Q랑 Mach-Hommy, 그리고 이후 나올 Tyler, the Creator가 올해 외힙 앨범 3대장입니다. 아 GNX도 있긴 한데 왜 리스트에 없지? 빼먹은 것 같네요. Common이랑 Pete Rock 합작 <The Auditorium Vol.1>도 좋은 평을 받고 있는데 이건 제가 아직 못 들어봐서 패스했습니다. 타더크나 켄드릭 제외하면 다 재즈 베이스네요. 역시 재즈 힙합이 최고시다.

 

슬슬 설명하기가 귀찮... 신디 리는 올드 팝의 현대적 재해석 같은 느낌이고 잭화이트는 맨날 하던 개러지 록입니다. 아무리 귀찮아도 Jamie xx는 짚고 가야지... <In Colour> 안 좋아하는데 <In Waves>는 개좋습니다. 음알못 아니냐구요? 뭐 그런 건 모르겠고 그냥 둘이 많이 다르다는 거죠. 상당히 직관적입니다. 전자 음악 입문을 이 앨범으로 해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대망의 탑텐이네요.

 

Friko도 왠지 손이 안 가서 계속 안 듣고 있다가, 딱 봐도 RYM 3.5점 정도 할 것 같은 표지잖아요? 암튼 미루고 미루다가 들었는데 와 개좋아요 진심. 솔직히 계속 듣다 보면 이 리스트 기준 7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란노을은 맨날 하던 건가? 아무튼 항상 파란노을스러운 음악을 하는데 스타일이 다 달라요. 이번에는 2집과 3집의 장점을 합쳐놓은 듯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커버가 2집처럼 센세이셔널하진 않다는 거랑 다소 물린다는 거?

 

맷 챔피언 개좋던데, 저는 이거 듣고 얘가 브록햄튼 본체였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Aphid, Slug, 제니랑 한 Slow Motion 다 미친 트랙들이에요. 아쉬운 점은 선공개만큼 강한 수록곡이 없다는 것 정도. 이글루고스트도 너무 좋았습니다. 이게 진짜 센 음악인데 처음 듣고 다 좋아서 모든 트랙에 좋아요를 누르려고 할 정도였습니다.

 

김반월키 빈자리 진짜 좋습니다. 공중도둑 느낌도 나고 하나 음악 스타일의 국내 포크 느낌도 나는데 사실 이 둘이 조화를 이룰 일이 없거든요? 한쪽은 완전 인터넷이고 다른 한쪽은 완전 옛스러운 느낌이라 포크라는 걸 빼면 공통분모가 없는데 <빈자리>는 들으면서 두 스타일의 장점을 합쳤다고 많이 생각했습니다.

 

 

크로마코피아 솔직히 Noid는 좀 과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좋았지만? 좀 오바했다? 아 근데 이거 앨범 통째로 돌리니까 St. Chroma니 Like Him이니 Balloon이니 진짜 미친 킬링 트랙 모음집에 사운드만 좋은 게 아니라 가사도 미쳤고 뭐 동의하시는 분은 별로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커리어 하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민 슬롬의 미니시리즈 1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나마 곤란한 노래 정도? 왤까 하고 계속 생각해보니까 Your Home부터 1까지의 음악을 사실 다 안 좋아해요. 이때 것들이 전자 음악 영향 아래에 박자를 딱딱하게 썼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알앤비인데 딱딱해? 하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딱딱한 비트 위에 그루브를 기술적으로 넣었다고 해야 할까요. 최근에 유튜브에서 YMO 멤버들 생전에 음악 이야기하는 걸 봤는데 세계의 전통 음악을 전자음으로 재해석해서 그루브를 죽여봤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약간 그런 데서 온 반발이 아니었나. 시치미 앨범을 좋아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닌가. <WEATHER REPORT>도 참 좋았구요.

 

막달레나 베이도 <Mercurial World>의 센세이셔널함이 <Imaginal Disk>에는 없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변함 없긴 하지만, <Imaginal Disk>에는 '단점'이라고 할 게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 같아요. 전작은 확실히 'Mercurial World', 'Secrets (Your Fire)', 'You Lose!', 'Chaeri' 같은 확실한 포인트들이 있는 대신 나머지는 크게 인상적인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번 작품은 뭐 어떤 곡을 가져다 놔도 킬링 트랙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거의 모든 트랙이 강력합니다. 굳이 고르자면 'Killing Time', 'Image', 'Death & Romance', 'Watching T.V.', 'That's My Floor', 'The Ballad of Matt & Mica'긴 한데 나는 이게 더 좋은데 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뱀윜 미쳤어요. 저 3집보다 1집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가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또 이게 1집으로의 회귀냐 하면 아예 돌아간 건 아니라고 말해야겠지만요. 사운드도 너무 영롱하고 가사도 정말 미쳤어요. 사운드에 중점을 둔다면 'Ice Cream Piano'나 'Connect'를, 상대적으로 가사에 중점을 둔다면 'Classical', 'Capricorn', 'Gen-X Cops' 등이 있을 것 같네요. 'Mary Boone' 같이 훅잡이 트랙도 있구요. 이 트랙들이 너무 좋아서 스스로 5점을 줄까, 그래도 후반부 조금 아쉬운 트랙이 있는데 4.5로 갈까를 반년 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왠만하면 뱀윜이 올해의 앨범이었겠지만, 하다카노 라리즈의 야네우라 앨범을 만나게 된 이후로 AOTY가 확실해졌습니다. overtone에 리뷰도 썼으니까(곡에 대한 이야기는 좀 부족하지만) 내용은 그쪽을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얼마 전 크리스마스에 <屋根裏 YaneUra Sept. '80> 피지컬이 발매된 듯한데 (이 앨범도 재밌는 스토리가 있죠) 아직 음원은 안 풀린 것 같네요. 시청음원 들어봤을 때는 되게 신나고 스타일이 굉장히 다릅니다. 이 일뽕새끼 어떻게든 1위에 일본 앨범 집어넣는 거 봐라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렇게 일본스러운 앨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앨범 베스트를 뽑는데 미국 노래만 있는 게 미국적인 거 아닐까요? 미국이 음악의 중심이니까 당연하다고 변론하신다면 뭐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세상은 미국 밖에도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기에는 하다카노 라리즈가 영미 평론계에서 인정받는 밴드긴 하지만...

 

----

 

2024년의 음악 생활을 돌이켜보면 일단 일본 음악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건 의도적인 부분이 있었어요. 그리고 최신 음악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상반기에는 옛날 노래도 많이 들었지만, 하반기에는 그에 대한 반발인지는 몰라도 거의 2024년에 나온 음악들만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못 챙긴 것들이 많지만 이건 뭐 당연한 거고.

 

2024년에 느낀 건 국내에는 자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 또 하나는 순위를 만드는 것에도 너무 타인을 의식했던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일본 노래를 많이 들었으니까 일본으로 예를 들자면 여기도 물론 똑같은 음악 하는 사람들 있고 메이저로 갈 수록 심해진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만큼 곧죽어도 자기 음악 하는 사람들이 있고 메이저 역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는 그런 게 진짜 없는 것 같아요. 케이팝이고 인디고 영미권 음악을 좇는 게 대다수고, 물론 베낄 거면 좋은 노래를 베끼라는 것도 맞긴 하지만, 이래서야 국내 노래 들을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진짜 한국어가 영어랑 어순만 같았어도 특별함을 잃어 버릴 노래를.

 

순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건 AVYSS 매거진이라는 일본 웹진? 인스타 매거진?을 보다가 든 생각입니다. 여기는 연말에 아티스트들한테 설문을 돌려서 올해의 Top 5를 정하더라구요. 근데 이게 진짜 웃긴게 노래나 음반, 라이브 뿐만 아니라 올해 먹었던 밥, 잘했던 요리, 옷, 그라비아 잡지, AV 같이 딱히 정해져 있는 게 없습니다. 250명 정도 설문을 돌리는 것 같은데 24년도 건 아직 보다 말아서 잘 모르겠네요. 보고 있으면 진짜 다양하다는 생각이 첫 번째, 그리고 리스트가 거의 안 겹친다는 게 두 번째입니다. 앨범이나 노래가 2번이라도 겹치면 많이 나온 거더라구요. 그만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올해 최고라고 생각한 게 다 다른데, 나는 그랬던가? 하고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예술은 자유라고 말하면서도 은연 중에 이데아가 있다고 믿고 그 흐릿한 것을 기준으로 좋아하는 것과 좋은 것을 나눠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리스트는 최대한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플리도 보면 일단 타이틀곡이나 가장 많이 들은 곡, 싱글컷 같은 앨범을 대표할 수 있는 곡을 이전에는 골랐던 경향이 있었는데 그런 걸 전부 배제했어요. 맷 챔피언이나 야네우라 같은 앨범을 Top 10으로 꼽는 것도 저만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좋아하는 것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다'는 바람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합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