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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융합하는 하이퍼-케이팝, Effie <E> - overtone
‘down’의 유튜브 MV(MacBook Video) 조회수는 40만을 넘었다. 장르 음악가의 뮤직비디오로써는 상당히 높은 숫자다. 당연히 이 숫자를 국내 팬만으로 채우는 건 불가능하다. 댓글난을 열면 세계 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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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써서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업로드 당일에 이미 2번 정도 수정하긴 했는데, 더 이상 문제될 만한 부분이 없길 바랍니다. 3월 말에 나온 앨범을 리뷰하는데 급하게 쓴 이유는 개인적인 일정때문입니다. 그간 쓰고는 싶었는데 쓸 시간이 없었고, 연휴되자마자 시간 쥐어짜서 썼습니다. 피곤해서 일찍 잤더니 새벽에 눈이 떠져서 여행 가기까지 4시간 정도 비길래 후딱 썼습니다. 당연히 별도로 자료조사하진 못 했고 가지고 있던 생각대로 썼습니다. 딴에는 좋아하는 작품 얘기한다고 즐거웠습니다. 폐만 안 끼쳤으면 좋을 텐데...
릴베쉬 람코 인터뷰에서 일본 하이퍼팝 씬을 잠깐 이야기했는데, 그때는 남성 아티스트를 위주로 얘기했다면 이번에는 여성 아티스트를 몇 분 언급해봤습니다. (시대가 시대고 분야가 분야니만큼 남성-여성 이분법은 실례가 될 수 있겠습니다. 나쁜 얘기 아니고 소개 차원이니 너그럽게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5는 라이브가 너무 좋았고, abyss 컴필에서도 (하라구치 사스케와 함께) 엄청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Lilniina는 원래 akumachan이나 cigirl 같은 곡으로 알고 있었는데, 제가 알았던 시점에도 어느정도 인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인지도도 더 높아진 것 같네요. e5는 작년 라이브에서 올해부터 하이퍼팝 열심히 다시 해 보겠다는 투의 말을 했었고, Lilniina는 이번에 Manaka 신보 피쳐링으로 참여하기도 해서 '일본 여성 하이퍼팝'과 '동시대성' 측면에서 언급했습니다. 이 이상 말하는 건 주제를 많이 벗어날 것 같아서 자제했습니다. kegøn은 남성인데 나름 주목해보고 있습니다. <E>보다 'TESLA'를 먼저 들었는데, 그때부터 앞으로 좀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일본 음악 이야기는 계속 다루고 있는 것도 있고, 마침 피처링에 일본 아티스트가 있어서 했습니다. 국내에서 이 분야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진 않을 것 같아서요. kimj 관련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제외했습니다. 앨범 아티스트 밖, 특히 2hollis로 향하는 관심을 견제하고 싶었습니다. 대신 'Effie의 음악이다'라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했고, 그 요소들이 한국적인 것들에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해서 관련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너무 K-culture스럽게 되지 않았으면 했는데 그쪽으로 좀 밸런스 보드가 기울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리뷰에 적지 않았던 생각 3가지를 추가로 풀어볼까 합니다. 첫째로는 문화의 유행 사이클에 대한 이야기. 패션 업계에서는 20년 마다 유행이 돌아온다는 어떤 '무어의 법칙' 같은 게 있는데,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이나 2020년대의 'Y2K' 유행 같은 걸 보면 일단 음악 씬에서도 통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문화 전반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만약 이 이야기가 어느 정도 실체를 갖추고 있다면 그 근거는 뭘까 하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가장 설득력 있는 답변은 '성인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0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유행을 주도하는 세대는 언제나 20대이니 그 20대가 과거의 것들을 끄집어낸다는 거죠. 기존에는 이걸 두고 '신세대는 옛날 문화가 새롭게 느껴진다'고 '당시 20대에 해당 문화를 누렸던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했는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나기 이전에 나온 문화도 체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X맨'의 방송기간은 2003년 11월부터 2007년 4월이라고 합니다. 해당 예능 방송은 높은 시청률을 가지고 있었고, 'X맨'을 통해 당대의 여러 유행가가 흘러 나왔습니다. 여기서 당대라고 함은 2003년 11월 이전도 포함합니다. 유행가가 필시 다음 유행가에게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면, 음원의 생명력은 미디어의 그것보다 짧을 수 있고, 특히 지금과 달리 레거시 미디어가 중앙집중적으로 유행을 주도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수 있습니다. 개인이 자기가 태어나기 조금 이전부터의 문화적 체험을 쌓아간다면, 일단 '태어난 연도 이전'의 문화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말은 설득력을 살짝 잃습니다. 물론 유행을 만드는 세력이 3~40대고 주도하는 세력이 1~20대라고 본다면 불필요한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10년도 30년도 아니고 20년인 데는 단순히 3~40대의 감성이 1~20대에 먹힌다 뿐만 아니라 1~20대가 만들어내는 문화도 역시 있다는 보충의견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 만들어내는 문화는 당연히 1~20년 동안 짧게 쌓아 올린 경험이 바탕에 있겠죠. 그래서 두 번째 이야기는 <E>에서 그런 모습이 정말 잘 드러났다는 겁니다. 여기서 노스탤지어를 느낀다면 동세대로서의 경험일 테죠. 그렇기 때문에 <E>는 보편성 이전에 너무나도 개인적인, 개인사입니다. <Neon Genesis>에서 말도 안 되게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기 이야기를 '고백'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부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센스의 <The Anecdote>나 씨잼의 <킁> 같은 흔히 씬에서 대우받는 앨범들의 아류가 되는 게 아닌, Effie라는 이름 앞에서 당당해지는 거죠. 제가 이 앨범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본 하이퍼팝을 좋아하는 데 그거랑 공통점이 있어서'가 아니고, 반대로 국뽕이 차 올라서도 아니고, 그냥 자기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앨범 커버 맨 처음엔 빅뱅 같다고 생각했는데, 좀 보다 보니까 휠라 로고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직 라이브를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릴리즈 이벤트 당일에는 나고야에 있었고, 금요일에 한 번 라이브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때도 스케쥴 이슈로 못 갔어요. 클럽 공연은 대개 밤이라 쉽지 않네요. 그래도 한 번 꼭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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