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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林愛香 LIVE TOUR 2025 "すきくらぶ"

 

저에게 코바야시 아이카가 어떤 아티스트인지는

너무 주저리주저리라 넘기겠습니다

 

제 생각에 코바야시 아이카는

보컬 레인지가 넓지 않고

그마저도 저역대에 가까워서

'여성' 아티스트로서는 그것이 제약이 되는

그러니까, 일반적일 수 없는

그런 아티스트라고.

 

물론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특색이 강한 건 개성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기엔 초저역도 아니고

뭔가 애매하죠

실제로 캐릭터가 아닌 솔로 활동은

이도 저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조금 더 폭발력 있는 고음이 좋은데'

라던가

'저음이라면 아예 우울하게 침잠하는 게 좋아'

라던가

 

그러니 코바야시 아이카는

직관적인 아티스트는 아닙니다

저음역대로 기울어 있는데도

폭발력 있는 노래를 주로 구사하거든요

메이저 데뷔곡인 'NO LIFE CODE'가 그나마 베스트

'Heartache soldier'나 'Tough Heart'

'Please! Please! Please!', 'AMBITIOUS GOAL'

그리고 'Original My Life'

 Q-MHz와의 협업 때문만은 아니어도

이런 류의 악곡이

코바야시 아이카 솔로 활동을 대표한다고 봐야겠죠

 

이런 노래들이 잘 어울리는지는

솔직히 모르겠,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노래를 더 잘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코바야시의 노래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노력하는 게 느껴진다는 점도 좋지만

사실 그게 큰 건 아닌 거 같아요

 

이 세상은 불공평하고 부조리하고

아무튼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무언가 마음을 쏟을 구석이

한두 군데 쯤 다들 있고

그것은 일방통행 짝사랑이기도 하고

신의 존재를 믿게 하는 인연이기도 할 테죠

 

저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고

그것은 단방향이기도 양방향이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나만 좋아하는 게 힘들어서

마음을 접어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했는데

요새는 아무렴 어때

내가 좋다는데 어쩔건데

이런 생각으로 별 생각 없이 좋아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그 사람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

맞는 말이죠 맞는 말인데

선만 안 넘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내 맘을 몰라주는 네가 나쁜 겁니다

 

코바야시 아이카의 연예 활동도

저는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옷인지는 종종 물음표가 뜨더라도

아무렴 어떱니까

내가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마음은 유전자 레벨이라

이성으로 막을 수 없는 겁니다

막으려 한다면 필연 탈이 나죠

이 세상은 항상 나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아서

그럼에도 나는 살아가야 하니까

그렇다면 나에게 초점을 맞추는 게 낫죠

 

앞서 이야기했던 곡들을 다시 나열해보면

'NO LIFE CODE'

'Heartache soldier'

'Tough Heart'

'Please! Please! Please!'

'AMBITIOUS GOAL'

'Original My Life'

모두 청춘 찬가입니다

그리고 모두 '나'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삶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가사를 그녀가 직접 쓴 건 아니죠

그럼에도 닭이 먼저든 달걀이 먼저든

이 노래들은 코바야시 아이카를 닮아 있고

그녀도 이 노래들과 점점 닮아갔습니다

 

슈퍼긍정인 말들, 인간찬가

아 뭔가 저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도 그렇겠고

하지만 그녀 앞에도 넘기 힘든, 넘지 못하는

꼭 넘고 싶은 벽이 있고

그 허들에 몇 번이고 부딪히면서

뛰어넘고, 좌절하고 했습니다

그 시도들은 때론 가시적이지만

대개 바닥에 찍힌 발자국을 통해서만 보입니다

 

그러니까 코바야시 아이카의 노래는

좋아하는 것에 몸을 들이받고

지쳐도 다시 들이받고

그렇게 한껏 어깨를 상한 후에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며

한참을 박장대소하는 것처럼 저는 들립니다

 

그러니까 저도

제가 좋아하는 것에 바친 시간을 뒤돌아보며

의심하고 후회하는 게 아니라

너무 재미있었다고

내일도 할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게 합니다

 

아 어떤 아티스트인지 말 안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 이제 하나 말한 거죠?

하여간~~

 

후기라고 해 놓고선

공연에서 무슨 노래를 했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MC가 있었는지

하나도 말 안 했는데요

사실 말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물론 재미있는 건 많았죠

근데 말 안 할 겁니다

이유는 딱히 없는데

그냥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어요

 

이번 공연은 물음에 대한 해답이었습니다

코바야시 아이카라는 이름을

과거형에서 과거완료형으로 만들 셈이었는데

현재진행형이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좋아하는 아이돌이었고

그건 앞으로도 변할 수가 없는 사실입니다

아이돌이 '우상'이라면

그건 분명 닮고 싶은 사람일 테죠

'아이돌'이 대명사가 아니라

'이상형 연예인'이 아니라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코바야시 아이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편지에는 '같이 건배하려고 나고야까지 왔다'는 식으로 썼는데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나고야까지 왔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이 건배하려고'가 중요합니다

왜 같이 건배를 해야 하는가

왜 건배를 하기 위해서

5년 넘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가

같이 잔을 부딪친다는 게

적어도 저에게는

코바야시 아이카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

는 조건이 필요했거든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이제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되지 않았나

그 근거가

나는 이제 하고 싶은 일도 하고

당신도 보러 갈 수 있다

였습니다

 

이번에 공연에서 느낀 건

못보던 사이에 더 대단한 사람이 됐다는 것

그리고 이놈의 마음은 못 숨기겠다는 것

정도 같습니다

 

너무 재밌었고

이런 공연은 정말 오랜만이었고

혼자서 방방 뛰다가

감동 받아서 눈물을 삼키곤 했습니다

 

공연 후기 끝

 

p.s.

지난 번 내한 때는 진짜 공교롭게도

유럽에 가 있는 바람에 못 봤는데

솔로 공연으로 한 번 와 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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