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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minescent Creatures World Tour” - Seoul

 

아마 일본 음악을 듣는 분이라면, 아이돌이나 애니송 같은 서브컬처 음악에 국한하지 않는 분이라면 모두가 좋아할 아오바 이치코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스카이 아트홀은 교회 건물에 주변에도 교회가 있고 그 옆에는 마포고등학교(젠장 나는 숭배해야만 해)까지 있어서 참으로 holy, holy한 곳이었습니다. 사운드 나쁘지 않았어요. 시야는 2층 맨 앞줄이어서 VIP라고 돈 더 받길래 여기로 했는데 시선을 유리가 막고 있더라구요? 개에반데? 하지만 개연하면서 조명도 끄고 넓은 무대 한가운데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작은 스탠딩 조명 2개만 있어서 빛반사가 없어지니까 있는듯 마는듯해서 괜찮았습니다.

 

이날 굉장히 더워서, 아오바 씨도 더워서 튜닝을 계속 다시 하기도 했고, 중간부터는 반쯤 졸면서 봤습니다. 작년 이맘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Großes Festspielhaus(Great Festival House)에서 빈 오케스트라를 (이 악물고) 보러 간 적이 있는데, 그때처럼 클래식 공연을 보는 듯했습니다. 앵콜 박수도 그 딱딱 맞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오케스트라 공연 끝나고 기립박수 느낌? 실제로 기립박수 치시는 분도 몇명 봤구요. 행복하고 따뜻하고 이대로 눈감으면 좋은 꿈을 꿀 것만 같은. 그래서 중간에 조느라 셋리가 잘 기억이 안 나요...

 

처음에는

1. 卯月の朧唄 (확실하지 않음)

2. テリフリアメ

3. いきのこり・ぼくら

4. Sagu Palm's Song

5. Asleep Among Endives

이렇게 시작해서

 

신곡 중에서는 FLAG랑 惑星の泪는 확실히 있었고(제목을 들었음), 海辺の葬列 아니면 space orphans 했고(가사에 용이 있었음)... 키보드 사용한 트랙이 딱 2개였는데, 아마 처음 나온 게 SONAR고 이후에 레이어 쌓으면서 했던 게 Luciférine 아니면 미공개 신곡 같은데 이때는 진짜 정신 겨우 붙잡으면서 들어서...

 

마지막에는

1. 機械仕掛けの宇宙

2. 月の丘

3. さよならペンギン (미발매)

4. hello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이 사이에 갑자기 학교에서 배웠던 게 생각났다면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부름. 세계 유일 아오바 이치코의 아리랑을 들을 수 있었던 공연. 은근 멘트도 많이 하시더라구요. 떡볶이 먹고 왔다고도 했고, 지금 행복하냐고도 했고, imaginary friend 펭귄 이야기도 했고(친구는 상상 친구가 있어요), 모시모시를 여보세요로 바꿔서 불러주기도 했고 등등. 더 있었을 텐데 분명. 벌써 메모리가 휘발됐다니!

 

2~5번 트랙이 진짜로 qp에서, 0에서, Windswept Adan에서, 싱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テリフリアメ는 예상을 못해서 나오자마자 너무 좋았고, 홍콩 셋리에서 いきのこり・ぼくら가 없었기 때문에 너무 기뻤고, Sagu Palm's Song 기타 어떻게 하는 건진 모르겠는데 업스트로크 할 때마다? 경쾌한 소리가 하나 더 섞이는? 음원이랑은 확실히 달랐는데 아무튼 그것도 신기했고, 갈매기 소리?나 휘파람 소리도 다 입으로 직접 내는데 음원이랑 완전 똑같아서 충격먹었고 그랬습니다. 라이브 곡 BEST 3 뽑으면 機械仕掛けの宇宙, さよならペンギン, Sagu Palm's Song 순으로 하겠습니다. 기계장치의 우주는 라이브가 훨씬 좋았어요. さよならペンギン은 펭귄 소리? 내는 것도 신기하고 너무 귀여웠구요. 구라 안치고 오늘 라이브 BD로 팔면 10만원이어도 살 생각이 있는데 그럴 일은 없겠지... 정말 작은 체구와 기타 그리고 키보드만 가지고 수백명의 관중을 압도했습니다. 특히 저 세 곡은 진짜 감탄했어요.

 

생각해보면 라이브 앨범도 들었고, 코로나 시절에 유튜브로 후지락 중계해줄 때도 봤었고, 커버 곡들도 들었고, 심지어 초등학교 음악실 같은 데서 공연하는 영상도 봤고, 필드레코딩도 들었던 것 같은데 왜 라이브 실력을 직접 들어봐야 안다고 의심했는지 모르겠네요. 진짜 말문이 막힐 정도로 잘합니다. 관심 없어하는 친구 옆에 앉혀놔도 인정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해야 해외에서도 통하는구나 싶기도 했구요. 그리고 너무 귀여워요. 막 나갈 때 손 휘저으면서 뛰어가고 ㅎㅎ

 

내일 현매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타일러도 예매해야하고 주식시장도 불안정한 탓에 욕심은 꾹 눌러넣었습니다. 정말 잊지 못할 공연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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